1.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란?
리테일 아포칼립스란 단어의 의미는 오프라인 소매업의 몰락, 종말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미국 대형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을 대변하는 신종용어입니다.
디지털로 무장한 새로운 다면 플랫폼의 출현은 사람들의 쇼핑방법과 구매 방법을 바꿔놓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의 소매 산업에 일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모든 범주에 해당하는 소매점들의 대량 멸종 사태가 일어나고 일부 소매점들은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재편해야 하는지를 알아내고자 노력 중입니다.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크게 타격받은 곳 중 하나는 오프라인 백화점입니다. 수십 년째 브랜드별로 매장을 나눠 똑같은 바겐세일, 똑같은 점원 구조를 고수하다 변화무쌍한 온라인 쇼핑몰에 속속 자리를 내주고 있습니다. 2017년 미국의 대형 유통 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폐점하고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태가 이어졌습니다.
미국 주요 백화점 브랜드인 JC페니(JCPenney)와 메이시스(Macy's)가 수백 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폐점하였으며, 패션유통 기업인 랄프로렌(Ralph Lauren)은 자사 플래그십 스토어인 뉴욕 맨해튼 5번가 스토어를 폐점하는 등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감지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며 미국 대형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을 대변하는 신종용어인 리테일 아포칼립스(Retail Apocalypse)가 미국 언론을 중심으로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습니다.
2. 리테일 아포칼립스 발생 배경
(1) 이커머스(E-commerce)의 확대와 아마존 효과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Amazon)을 필두로 한 온라인 쇼핑 시장의 확대는 오프라인 점포의 축소를 야기했습니다.
2019년 미국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5,980억 달러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10년간 미국 온라인 소매판매액은 연평균 15.0%의 성장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전체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소매판매액 비중을 나타내는 온라인 침투율은 2010년 5.5%에서 2019년 14.2%로 두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옵션, 빠른 배송, 편리한 교환 및 반품 프로세스 등으로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 프로세스를 간편화 하였으며, 이로 인해 아마존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와 미국 시장조사기관 CIRP(Consumer Intelligence Research Partners)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는 2019년 12월 기준 약 1억 1,200만 명이고 2019년 기준 아마존의 온라인 스토어 매출은 1,412억 달러로 미국 전체 온라인 쇼핑의 약 23.6%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마존이 다른 판매자의 상품을 중개하여 판매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온라인 쇼핑의 약 30% 이상으로 온라인 쇼핑 침투율은 더 가속화되어 2021년 2월 기준 아마존의 미국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점유율이 40%를 넘어섰습니다.
아마존 외에도 월마트(Walmart), 샘스클럽(Sam's Club) 등 기존 대형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춘 유통 기업이 온라인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며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로 인해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가 온라인에서 가격 인하 경쟁을 펼치면서 시어스(Sears), 니만마커스(Neiman Marcus)와 같은 백화점뿐만 아니라 페이리스 슈즈(Payless Shoes) 등과 같은 전문점 형태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매출에 영향을 받으며 기존 매장 운영에 대한 금전적 부담이 증가했습니다.
(2) 미국 유통 기업의 과도한 매장 확대와 레버리지
미국 유통 기업의 과도한 매장 확대는 리테일 아포칼립스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구당 유통 면적은 미국의 경우 2018년 기준 23.5 평방 피트로 타 국가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며 이는 호주 대비 약 2배, 독일 대비 약 10배 가량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23.5 평방 피트는 평수로 약 0.66평으로 미국의 경우 인구 1명당 0.66평의 유통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소비 시장이고 쇼핑센터의 수는 2021년 11만5천개로 압도적으로 크고 많은 유통 브랜드와 매장이 위치해있습니다.
미국의 패션유통 기업 어반아웃피터스의 CEO 리처드 헤인은 인터뷰에서 '미국 유통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며 오랜 기간 쌓여온 유통업계의 버블이 지금 터진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리테일 아포칼립스 현상의 또 다른 원인은 유통 기업의 매장 확대를 위한 높은 레버리지로 분석됩니다. 금융위기 이후 2017년까지 지속되던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 낮은 실업률, 높은 소비자 신뢰 지수는 리테일 붐(Retail boom)을 일으켰으며, 유통 기업들은 레버리지를 이용해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기업의 부채는 유통의 포화와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쇼핑의 하락세가 감지되며 기업의 부담으로 돌아왔고, 높은 이자액과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유통기업들이 파산을 선언하며 레버리지론에 대한 채무불이행이 이어졌습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미국 레버리지론 채무불이행 규모를 산업별로 살펴봤을 때, 소비재 유통과 백화점이 각각 81억 달러, 63억 달러로 5년간 전체 산업에서 2번째, 3번째로 큰 채무불이행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간 전체 레버리지론 채무불이행 규모에서 각 산업별 비중은 소비재 유통 14.5%, 백화점 11.2%, 슈퍼마켓·편의점 0.7%로 3개 산업 비중 합인 유통산업 비중이 26.4%로 전체 규모의 1/4에 달합니다.
3. 리테일 아포칼립스의 본격화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이용자 증가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업은 더욱 고전을 겪고 있습니다. 2020년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는 유통업계 내 디지털 전환 움직임을 가속화시켰습니다. 구매 편의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던 온라인 쇼핑이 코로나 19로 인한 셧다운 조치와 언택트 소비 선호로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았던 소비자도 이제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며 소비가 빠르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무급휴직과 실업 등으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경영난 심화되는 중입니다.
코로나19는 리테일 아포칼립스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이전부터 누적되어오던 유통업계 내 구조적인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난 결과로 분석됩니다.
4. 대형 유통 기업의 잇따른 폐점이 지속되는 유통업계
2017년부터 본격화된 미국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점포 폐점은 지속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최근 수년간 악화되어왔던 경영난에 코로나 19로 인한 셧다운 조치까지 겹치며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유통 기업의 오프라인 매장 폐점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유통 기업의 파산 신청이 이어지면서 점포를 폐점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2020년 7월까지 미국에서 13,80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이 폐점되었다고 집계하여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오프라인 점포의 폐점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미국 대형 쇼핑몰 및 아울렛도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 의류 및 패션, 가구, 생활용품 유통·판매업체들이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면서 대형 쇼핑몰 내 공실률이 증가했습니다.
미국 유통 기업의 연도별 폐점 상황을 살펴보면,
2017년에는 미국의 전자 제품 소매업체인 라디오쉑(RadioShack)이 1,430개의 매장의 문을 닫으면서 가장 많은 수의 매장을 폐점했습니다. 라디오쉑은 2015년 2월 과도한 매장 확대에 따른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2019년에는 신발소매 전문점인 페이리스 슈소스(Payless Shoesource)가 2,500개로 가장 많은 점포를 폐점했습니다. 페이리스 슈소스는 2017년 4월 첫 번째 파산보호 신청으로 808개의 매장을 폐쇄하고 4억 3,500만 달러의 부채를 청산한 데 이어, 2019년 2월 4억 7,000만 달러의 미해결 부채로 두 번째 파산보호를 신청하였습니다.
2020년에는 의류 전문 유통 기업인 아세나리테일 그룹(Ascena Retail Group)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앤테일러 (Ann Taylor), 로프트(LOFT), 레인 브라이언트(Lane Bryant) 등 산하 브랜드 매장 1,100여개의 문을 닫았습니다.
5. 이어지는 유통업계 파산 행렬, 유통업계 위기고조
일반 소비자에게 친숙한 유통 및 패션 브랜드의 파산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7년 토이저러스(ToysRus)를 시작으로 2018년 백화점 브랜드 시어스(Sears), 2019년 포에버21(Forever21), 그리고 2020년 들어 니만마커스 (Neiman Marcus), JC 페 니 (JCPenney), 튜 스 데 이 모닝 (Tuesday Morning), GNC,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 등 다양한 기업이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였습니다.
S&P글로벌(S&P Global) 자료에 따르면, 미국 유통 기업의 파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차 감소하다 2014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2017년 파산한 유통기업의 수는 40개에 달했습니다. 이후 잠시 주춤하던 유통 기업 파산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속되어오던 유통 기업의 경영난이 크게 심화되면서 2020년 크게 증가했습니다. 2020년 12월 16일 기준으로 파산보호를 신청한 유통 기업의 수는 51개로 조사되었으며, 이는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수많은 유통 기업이 유통업계 내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런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적극 대응해 생존한 유통 기업도 분명 존재합니다. 빠르게 디지털 인프라를 도입하고 소비 트렌드를 적시에 포착해 온·오프라인 소비자의 고객 경험을 강화한 유통 기업들은 생존을 넘어 빠르게 성장 중 입니다. 글로벌 유통업계는 이들 기업에 의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따라서 유통업계는 이들의 성장 전략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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